신한카드는 지에스리테일과 함께 유통 품목 데이터와 카드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약식이 진행된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오른쪽)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한카드 제공
개인의 막대한 신용정보가 있는 신한카드가 에스케이(SK)텔레콤에 이어 지에스(GS)리테일 등 기업들과 데이터를 결합하고 수익화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위 카드업체가 고객 정보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데이터 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19일 국내 편의점 업계 1위인 지에스리테일과 함께 편의점 구매 데이터와 카드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라면 제조사는 그동안 점포별 판매수량과 점유율 정도만 알았지만, 두 회사가 만든 결합데이터를 통해 자사 구매고객과 타사 구매고객의 성·연령·생활습관 등 특성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과 지에스는 결합된 데이터를 상품화해 제조사·광고사·공공기관 등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8월엔 이동통신 1위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과 가명정보 결합상품을 출시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신한카드는 소비와 통신 관련 데이터를 결합해 고부가가치의 데이터를 생산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데이터 3법’이 개정된 뒤 다른 업종 사업자 간 가명정보 결합 첫 사례였다.
다른 업종 사업자간 데이터 결합 흐름이 빨라지면서, 시민단체들은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유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참여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가명처리를 하더라도 원본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가명처리된 결합정보를 재식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정보주체 입장에서 한 기업에 제공된 자신의 개인정보가 언제든지 재식별이 가능한 방식으로 다른 기업으로 공유될 수 있는 커다란 위험에 처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신한카드는 이날 “결합데이터 분석을 통해 양사 내부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강화하고 연계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등 사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는 “개인정보가 과거보다 더 대규모로 유출될 수 있고, 남용될 가능성도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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