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60곳 대상
4곳은 ‘중요한 취약점’ 발견돼
4곳은 ‘중요한 취약점’ 발견돼
대형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처음 도입된 내부회계감사제도를 실시한 결과 4곳이 ‘비적정의견’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 160곳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2019회계연도 내부회계 감사 결과 156곳(97.5%)이 적정의견을 받았으며, 4곳이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돼 비적정의견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4곳은 주로 자산 손상인식, 리스 회계처리, 금융상품 회계처리, 소송 충당부채의 측정, 항공기 정비비용 인식 등 재무제표 작성 과정과 관련한 통제 미비점을 중요한 취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특히, 이들 4곳 중 3곳은 회사 내부의 감사위원회로부터 ‘적정’ 평가의견을 받았고 1곳만 ‘부적정’ 의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상장사 내부의 감사인이 경영진이 실시한 회계 평가 절차에 대해 감독자의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내부회계감사제도는 상장사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에 대한 외부 검증을 의무화한 것으로 새 외부감사법에 따라 지난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처음 도입됐다. 자산 5천억~2조원 중견기업은 올해부터 적용대상이다. 내부회계관리는 재무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가 갖추고 지켜야 할 내부통제 시스템을 말하며, 외부감사인은 상장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비적정' 감사의견을 줄 수 있다.
금감원은 “미국에 내부회계감사가 도입된 직후와 비교하면 이 같은 비적정의견 비율은 다소 낮은 수준”이라며 “대형 상장법인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내부회계 감사를 효과적으로 준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앞으로 내부회계 감사대상이 중소형 상장법인으로 확대되는 만큼 비적정의견 비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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