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지난 8월 한달동안 14조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주식 구입 자금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계자금 수요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9일 내놓은 ‘8월중 가계대출 동향’ 자료를 보면,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7월말 대비 14조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심으로 11조8천억원 증가했으며, 제2금융권은 카드대출과 보험사 계약대출의 증가 등으로 2조2천억원 증가했다.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2016년 11월(15조2천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6조3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전세자금대출(3조4천억원)과 일반 주택담보대출(1조9천억원) 증가 등으로 6조1천억원이 늘었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2천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총 7조7천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6조2천억원 늘었다. 은행권은 저금리 상황에서 신용대출 수요 확대 등으로 5조7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신용대출은 5조3천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은 카드대출과 보험사 계약대출 증가로 2조원 증가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사 대출과 보험사 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계층의 긴급 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신용대출은 저금리 기조, 주식청약 수요,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 따른 가계의 자금수요 확대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추세적 흐름인지 면밀히 점검중이라며 종합적인 점검 결과를 토대로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