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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최대 실적 낸 하나금융, 당국 자제 요구 속 ‘중간배당’ 결의

등록 2020-07-23 18:14수정 2020-07-24 10:50

충당금 5252억 쌓고도 상반기 순익 1조3446억…주당 500원 배당
예상비용 1460억…“손실흡수 능력 확보, 주주환원정책 유지 차원”
하나금융지주 명동사옥
하나금융지주 명동사옥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시중은행에 배당 자제를 당부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하기로 결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사회에서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중간배당 예상비용은 약 1460억원이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관련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른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했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고자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의 두배 가량인 5252억원의 충당금을 쌓고도 1조3446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거둬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그동안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해왔다. 중간배당 규모도 2017년 300원, 2018년 400원, 2019년 500원으로 매해 주당 100원씩 늘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6%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동일한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유지해 배당성향은 지난해 상반기 12.45%에서 10.84%로 오히려 감소했다. 2005년 창사 이래 15년 동안 이어져 온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고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국내 은행의 배당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 등을 이유로 배당 자제를 에둘러 권고한 바 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유럽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문제가 있으니 배당하지 말자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 우리도 은행 스스로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결정은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주가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전인 2018년 1월12일에 5만6000원을 찍은 뒤 현재 반토막(2만8650원)이 난 상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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