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7.4% 감소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업은행은 3일 2020년 상반기 설비투자계획조사 발표를 통해, 올해 국내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설비투자 규모는 153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투자실적(166조2천억원) 보다 12조4천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말에는 2020년 투자 예상 규모를 169조원으로 전년도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오히려 규모가 뒷걸음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산업은행이 3700개 기업(대기업 432곳·중견기업 1315곳·중소기업 1953곳)을 대상으로 올해 3월말부터 5월말까지 진행했다.
산업은행은 “금년 들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소율 7.4%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었던 올해 3∼5월에 설문이 진행돼 투자 전망치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실제보다 크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보면 국내 산업에서 설비투자 비중이 큰 반도체 부문이 올해 33조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지난해(36조3천억원) 보다 8.3%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부문은 2018년 41조9천억원이 투자된 뒤 3년 내리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2018년에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함에 따라 신규 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디스플레이·전자부품 부문도 설비투자규모가 지난해 12조6천억원에서 올해 8조6천억원으로 31.5% 감소할 것으로 조사했다.
2019년 국내기업의 설비투자 실적 규모는 166조2천억원으로 전년도 실적에 견줘 1조5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화학 제품 및 석유 정제업 등의 경우 내수 정체 및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 규모가 줄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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