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규모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반짝’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이는 데이터가 나왔다.
24일 한국신용데이터가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5만곳의 카드 결제정보를 종합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추락했던 소상공인 매출액이 5월 들어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가 6월 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지난 5월11일부터 전국민에게 신청·지급된 것을 보면, 이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보면, 6월 셋째주(15일∼21일) 매출 지수는 0.9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소상공인들의 주간 카드 매출액이 94%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지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2월 다섯째주(24일∼3월1일)에 0.71까지 추락했다가 3월 다섯째주(30일∼4월5일) 0.83, 4월 넷째주(27일∼5월3일) 0.90까지 회복한 뒤 5월 둘째주(11일∼17일·1.0)에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첫째주(1∼7일)에는 0.98, 둘째주(8∼14일)에는 0.97로 다시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매출액이 떨어졌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6월 둘째주에는 부산·경남·강원의 지수는 1.01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높은 매출액을 보였지만, 6월 셋째주부터는 전국 모든 지역이 1 밑으로 내려갔다. 코로나19 확산 초반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감소에 이어, 소비자들의 소득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주 이르게 닥친 폭염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카페와 주유소·주차장 등 수송 부문은 2월말 이후 단 한번도 지난해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숙박 등 여행업종은 6월 셋째주 지수가 0.69를 기록하는 등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65만여 소상공인 사업장에 매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등을 뺀 ‘골목상권’의 매출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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