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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하고도 만나게 해주겠다”…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손짓

등록 2020-06-23 17:17수정 2020-06-24 02:34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 현장
이종훈 롯데 엑셀레이터 투자본부장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가 지난해 259개가 만들어지는 등 대기업의 투자 규모가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종훈 롯데 엑셀레이터 투자본부장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가 지난해 259개가 만들어지는 등 대기업의 투자 규모가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누구하고도 만날 수 있게 해드린다.” 이종훈 롯데 엑셀레이터 투자본부장은 롯데가 투자한 스타트업이 갖는 장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금과 사무실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회사 밖에선 만나기 힘든 사람과 상담할 기회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의 이야기에 150석을 채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이종훈 롯데 투자본부장은 “스타트업과 뜻이 맞으면 더 많은 금액을 넣어 지분을 확보한다. 이미 삼성벤처투자의 투자규모는 전세계 6위, 카카오벤처스의 투자규모는 8위에 이른다”고 말했다.

23일 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는 서울 코엑스에서 대기업 등 투자자들과 스타트업이 만나는 ‘넥스트라이즈 2020’ 행사를 열었다. 이날 특히 관심을 많이 받은 것은 롯데·씨제이(CJ)·현대자동차·한화생명 등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는 이들이 강연자로 나선 ‘기업 세션’이었다.

행사장을 찾은 대기업들은 자금과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겠다고 손짓했다. 에스케이티(SKT)·케이티(KT)·현대자동차·삼성생명·롯데홈쇼핑 등 기업 40곳이 스타트업과 상담하겠다고 나왔다. 스타트업 186곳은 자신을 소개하는 부스를 열었다. 노규승 현대차 스타트업육성팀장은 “현대차의 투자전략은 스타트업 설립부터 투자까지 모든 단계를 다하고 있다”며 “(투자 대상으로 자동차 외에) 콜드체인이나 핀테크 등 서비스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까지 보고있다. 투자 관심 영역이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도와준 것을 고마워하고 주변에서 희생했으면 미안해해라”며 “투자자들은 기술만 보는게 아니다”고 조언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도와준 것을 고마워하고 주변에서 희생했으면 미안해해라”며 “투자자들은 기술만 보는게 아니다”고 조언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향해 “요술방망이나 알리바바는 없다. 스타트업에 중요한 것은 근성, 끈기다. 제일 무서운 것은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5명과 5000만원을 들고 20년전 창업했다는 서 회장은 강연을 듣던 한 창업가를 일으켜 세워 “자금이 부족하면 6천만원까지는 도와주겠다. 찾아오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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