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아무개(50)씨는 전자책 서비스 ‘밀리의 서재’로 책을 읽고, 음원사이트 ‘멜론’을 통해 음악을 듣고 있다. 김씨는 전자책과 동영상·음악 등 이른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처음에만 낯설지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 어렵지 않다. 주변에 보면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25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음악·영상·도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 주요 가맹점 10곳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 등 이른바 ‘5060 세대’가 스마트폰 등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씀씀이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전체 결제 금액은 2017년과 견줘 2.6배가 늘었는데, 50대와 60대가 이용한 결제 금액 증가폭이 각각 2.9배와 3.2배로 전체 증가율보다 높았다. 20대와 30대는 각각 2.1배, 2.7배 증가했다. 분석 대상은 음악은 멜론·벅스뮤직·지니뮤직, 도서는 리디북스·밀리의서재, 영상은 넷플릭스·왓차플레이·웨이브·유튜브프리미엄·티빙이었다.
50대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가운데 ‘영상’을 보기 위해 지갑을 더 열었다. 구매력이 높은 50대의 영상 서비스 결제 금액은 9.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6.7배)와 40대(8.4배) 보다 증가폭이 컸다. 20대(-2%)는 오히려 후퇴했다. 3년 전만 해도 50대는 “타 연령 대비 전반적인 디지털콘텐츠 이용 경험이 낮은 편이며 음악과 영화 콘텐츠 이용이 두드러지게 낮다”(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 2017년 12월)고 평가받았지만, 이들의 디지털 콘텐츠 사용 경험이 최근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60대는 전자책 서비스 결제금액이 2017년에 견줘 21배가 증가한 게 눈에 띄었다. 다만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전자책 구독자가 2017년에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큰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3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50대 이상 장년층과 노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폭넓은 연령대 고객들이 디지털 콘텐츠에도 돈을 쓸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풀이했다. 현대카드가 이번에 20∼60대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들이 결제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숫자는 2017년 평균 1.83개에서 2020년 현재 2.95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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