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아파트 외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려다, 서민 주거 대출부터 줄인다는 비판에 중단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12일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규 취급액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아파트 외 주택 대상 일부 상품 제한을 통해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고자 했으나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은행은 다세대 빌라, 단독·다가구 주택 등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을 15일부터 중단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점에 내려보낸 바 있다. 신한은행 쪽은 한정된 대출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앞서 정한 대출 중단 방침에 대해서 갸우뚱한 분위기였다. 소상공인 지원 자금은 기업 대출이고, 전세자금은 가계 대출로 항목이 다른데 코로나19로 인해 재원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또 전세자금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아파트 대출도 묶어야 하는데, 신한은행은 서민이 주로 사는 다가구 주택 등에 대해서만 제한을 하려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전세대출은 서민을 위한 것이라 이것을 막으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한은행이 든 이유가 와닿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날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감독원도 신한은행 쪽에 아파트 외 주택에 대한 전세자금대출만 굳이 중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지난해말과 견줘 2조6622억원이 느는 등 증가율이 13.7%에 달해 속도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외 주택 대상 신규 취급액 비중도 올해 1월 19%에서 22%(4월)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아파트와 다가구 주택을 비교하면 어디에 대출을 해주고 싶겠나. 은행의 손익을 위해 주거취약계층 대출부터 줄이겠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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