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자동차 수리비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을까?
보험개발원은 5일 보험회사와 정비공장이 자동차수리비 청구 및 손해사정 업무에 사용중인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예상수리비를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에이오에스(AOS·자동차수리비 산출 온라인서비스) 알파’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사고 차량의 사진을 보고 부품 종류·손상 정도 등을 판독해 예상 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험개발원은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이 지급보험금 산출에 직접 적용되는 최초 사례라고 했다.
이 시스템이 사용되면 보험사 보상 직원이 자동차 사고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즉시 차주에게 인공지능이 산출한 수리비 초안을 제공할 수 있다. 보험청구건 가운데 약 50%를 차지하는 외관부품만 부서진 소손상 사고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은 약 100만장의 사진을 ‘딥러닝’으로 읽어 수리비 산출에 필요한 7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고, 국내 승용 세단 및 스포츠실용차(SUV) 차량 195종에 대해 사진으로 수리비 견적을 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쪽은 “신속한 손해사정으로 정비공장 수리비 지급업무도 빨라진다”고 했다.
하지만 자동차 정비업계 쪽은 인공지능이 정확한 정비료를 산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일부 정비업계는 자동차보험사들이 주는 수리비가 ‘안전 정비’를 위한 적정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보험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동일 국민안전정비위원장은 “첨단화된 자동차들은 범퍼만 망가진 것처럼 보여도 내부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외관만을 보고 수리비를 판단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실패한 사례”라며 “보험사 업무편의만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보다 자동차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고차량에 대한 수리안전 기준을 정확히 만드는 게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