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 한국거래소 제공
코로나19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2분기에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한달 새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138곳의 2분기 영업이익(19조9719억원)이 1개월 전 전망치(24조6925억원)보다 19.1%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22조3155억원)과 견주면 10.5%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14조5511억원)도 한달 전보다 17.5% 급감했다. 매출액 전망치(318조9131억원)는 8.4%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업종별로 보면, 석유 및 가스가 한 달새 97.1%나 줄었고 자동차(-64.8%), 자동차 부품(-51.6%)도 감소폭이 절반을 넘었다. 종목별로는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위아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보다 97.1% 줄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현대제철과 카지노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전망치도 92.9% 급감했고, 기아차(-65.3%)와 현대차(-64.6%)의 감소폭은 60%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조1959억원으로 한달 전 전망치(8조2726억원)보다 13% 감소했다. 영업흑자가 예상됐던 에쓰오일(S-Oil),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등은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종목은 조사대상 업체의 18.1%(25개)에 그쳤다.
국내 상장사들은 이익의 80% 이상이 수출에서 나와, 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여파로 4월 수출이 24.3% 급감한데다 미-중 무역분쟁 재개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책임을 묻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추가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