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중요 재무정보가 들어있으나 기업별로 다른 양식으로 기재해 비교 분석이 쉽지 않은 재무제표 주석사항에 대해서도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올해 외부전문업체를 선정해 주석 표준체계를 개발하고, 오는 2021년 결산 사업보고서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재무제표는 크게 본문과 주석으로 구성돼 있다. 본문은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등을 말하며, 주석은 우발채무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등 본문에 대한 보충사항을 담고 있다. 예컨대, 은행의 건전성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항목인 대손충당금의 설정 세부현황이나, 저비용항공사(LCC)의 연도별 항공기 계약체결 현황과 향후 리스료 지급예상액 등은 주석에 쓰여 있다. 본문과 주석을 함께 분석해야만 해당 기업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주석 공시 표준화에는 미국 등 주요국이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재무보고전용언어(XBRL)가 적용된다. 이는 재무제표 각 계정과목의 수치와 항목에 표준 식별코드(태그)를 부여한 언어를 말한다. 매출·영업이익 등의 계정과목에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코드를 부여함으로써 각 기업이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해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비교하고 싶은 국내외 기업들을 엑셀이나 전문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교할 수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애플의 재무제표 주요 항목을 신속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주요 주석 표준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여기에 산업 리스크 요인, 상장사 주석 공시 사례, 회계감리 지적 사례 등을 분석해 업종별 필요 공시항목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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