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신축 본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은행장 이취임식에서 지성규 신임 행장이 함영주 전 행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은행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 KEB하나은행 제공
지성규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56)이 21일 은행 주총과 취임식을 열어 공식 행보의 첫발을 뗐다. 앞서 채용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전 행장이 금융당국과 갈등 끝에 연임 의사를 접으면서 출범한 ‘지성규호’는 당국과의 갈등 해소는 물론, 최근 불거진 중국 투자 부실화 위험 관리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왼쪽 날개는 디지털,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을 달되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를 땅에 붙이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산업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고객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얘기다. 지 행장은 이를 위해 1200명의 디지털 전문인력과 글로벌 인재 2천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이외에 새롭게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으론 ‘신남방’을 꼽았다. 그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임기 2년 동안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이 3620억원을 투자한 중국민생투자그룹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선 불가능해 보이던 게 이뤄지는 나라”라며 “중국 정부가 민생투자그룹에 유동성 지원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등 문제 부분이 해결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지 행장은 이어 25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함 전 행장과 함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함 전 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을 들어 연임할 경우 지배구조 위험 관리에 우려를 표명했다가 하나 쪽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 금융당국 내부에선 하나금융이 이를 관치 논란으로 몰아가 이른바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불쾌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던 실정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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