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외 헤지펀드 엘리엇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결에서 현대차 쪽 손을 들기로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회의를 열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회사 쪽이 제안한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제안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위는 배당 안건은 엘리엇의 주주제안 수준(8조3000억원 규모)이 과다해 회사 쪽 제안에 찬성하기로 했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 사외이사 후보의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회사 쪽 제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정몽구 회장(현대모비스), 정의선 수석부회장(현대자동차)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으나, 특정 일가의 권력 집중 등에 대한 문제제기 등으로 소수 반대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아차 주총 안건 가운데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하기로 했다.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이 10조원 이상을 들여 한전 부지를 매입할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효성 주총에서는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과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하기로 했다. 또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했다. 후보들이 효성 분식회계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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