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대표 휴양지인 랑카위 섬의 한 리조트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국내에서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위조지폐가 대량 적발돼 갈수록 많아지는 동남아 여행에서 현지 화폐를 가지고 돌아오는 여행객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은 최근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화폐 270만원 상당에 대한 환전요청이 들어왔으나 위폐로 감식돼 경찰과 국가정보원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업점을 방문한 손님이 장당 2만7660원 상당인 100링기트화 권종 100장에 대해 환전을 요청했으나,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가 원격으로 감정한 결과 가짜 돈으로 감식됐다. 하나은행 쪽은 위폐에 부착된 홀로그램이 정교한데다 지폐 일련번호도 모두 다른 점을 고려할 때 대량 제작과 유통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국에 곧바로 수사를 요청했다.
하나은행 쪽은 “점심시간대에 방문한 소상공인 손님이 물품대금으로 링기트화를 받았다면서 환전을 요청했는데, 원격 감정 시스템을 통해 위변조 감식을 한 결과 실시간으로 위폐 판독을 해냈다”며 “통상 화폐를 빛에 비춰볼 때 무지개 빛 반응이 나타나는 홀로그램은 일반인도 쉽게 구별해내는 강력한 위변조 방지수단인데 이번에 적발된 위폐는 홀로그램이 전문가도 식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위조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홀로그램 위조기술 수준을 볼 때 같은 위조방지 기술을 채택 중인 우리 원화에 대해서도 위조방지 장치의 개선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은 “최근 동남아 여행 수요의 급증으로 이 지역 위폐의 대량 유통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외국 위조지폐는 거의 미국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였는데, 최근 동남아 국가들과 인적·물적 교류가 잦아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국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위변조 지폐 감식 전담부서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위폐 518매를 찾아내는 등 최근 3년간 국내 금융권에서 적발된 전체 외국통화 위폐(2356매)의 69%에 상당하는 1618매를 발견하는 실적을 올렸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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