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의 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8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14∼15일에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기업들의 의안을 분석한 자료를 냈다. 기아차와 관련해서는 정의선 부회장 등 이사 선임의 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모두 반대의견을 냈다.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로서 현대차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혜택을 본 게 이유였다. 연구소는 “현대차, 기아차 등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비판받은 현대글로비스 설립을 직접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계열사 사업기회를 유용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며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사내이사 등 과도한 겸직으로 인한 충실의무 저해 가능성과 회사 사업기회 유용 위험 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영진의 적절치 못한 행위를 견제하지 못한 전력이 있는 이들의 이사 재선임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아차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되는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돼 미르재단·케이스포츠재단에 불법출연한 것에 대해 아무런 사후 조처를 하지 않았고, 효성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는 손병두 전 전경련 부회장(전 호암재단 이사장)은 분식회계·횡령·배임 등 불법행위를 한 경영진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임무를 방기했다며 반대했다.
연구소는 신세계와 엘지(LG)화학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안영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선임도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결여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의 효성 감사위원 선임안은 “한국공인회계사회장으로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점과 회사의 감사위원으로서 특정 회계법인을 선임하는 문제 간의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