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 금통위는 이날 대내외 경제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현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제공
“우리 경제가 지난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 불확실성이 아직 커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현 1.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30일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올린 뒤 지난달에 이은 두번째 동결로, 미국과 역전된 금리차는 0.75%포인트(상단기준)를 유지하게 됐다.
이 총재는 이날 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제는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성장 흐름은 ‘(물가불안 등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인)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이어간다’는 1월 전망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정상화 속도, 성장경로상 불확실성이 높은 점,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 둔화세가 기조적으로 안착할 것인지 등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동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던 바다.금리인상 압박 요인이었던 미 연준의 통화정책정상화(금리인상)가 지난해 연말~올해 초를 거치며 사실상 정지됐고, 가계부채 증가세 또한 안정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는 여전히 부정적임을 밝혔다. 지난달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는 이 총재는 이번에도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고, 미 연준도 (금리인상과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가신 게 아니다. 브렉시트는 어떻게 진행될지 정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여기에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특정 자산시장에 쏠림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고,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달 내놓은 2.6% 성장 전망은 유지했지만, 지난해 10월 1.7%에서 지난달 1.4%로 낮춘 물가상승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낮은 물가 흐름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없는 국제유가 등 공급쪽 요인,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이런 것을 제외한 기조적 흐름은 1%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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