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제공
삼성전자와 한진칼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한진칼에서 전자투표에 대한 문의가 왔었다”며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상장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투표제는 기업이 전자투표 시스템에 주주명부와 주총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식 액면분할 뒤 주당 가격이 6만원 이하로 낮아지자 소액주주가 대폭 늘어나 7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주주가 한꺼번에 모이기 힘든 상황에서 전자투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또 한진칼의 경우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등 여러 안건을 두고 조양호 회장 등 기존 경영진과 2대 주주 강성부펀드(KCGI)가 치열한 표대결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전자투표제가 활성화되면 의결권 행사가 원활히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주총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한 회사는 증가하는 추세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총 비용을 절감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현대글로비스와 신세계·이마트 등이 전자투표서비스를 새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사는 1331곳에 이른다.
예탁결제원 외에 전자투표서비스가 가능한 증권사도 생겼다. 미래에셋대우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시스템인 ‘플랫폼V’를 만들어, 25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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