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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캐나다연금 높은 수익률 비결은 “주주권 행사”

등록 2019-01-24 16:41수정 2019-01-24 20:34

김수이 CPPIB 아태 대표 강연
“스튜어드십코드는 기업과 싸우는 것이 아닌 소통”
“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국민연금 수익률 지킨다”
여성 등 이사회 다양성 중요…한국 투자 늘릴 것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연 조찬강연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연 조찬강연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이 기업과)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스튜어드십코드를 받아들였고, 이를 연금 내부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24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스튜어드십코드와 관련해 저희는 어떻게 하면 책임감 있는 투자기관이 될 수 있는지 위원회도 만들었고, 투자 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분석한다”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이사회나 경영진에 대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동적인 오너십(소유권 행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찍부터 스튜어드십코드 등 능동적인 투자에 나선 캐나다연금투자위는 현재 3683억달러(우리돈 415조원·2018년말 기준)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9.1% 수익률을 올렸다. 캐나다 국민의 노후를 위한 연금을 운용하지만 법으로 만들어진 민간회사다.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대형 연금이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수익률을 높이려면 ‘능동적인 주주권 행사’와 함께 이사회의 다양화, 투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연금이 능동적으로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1600여명이나 되는 직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이사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관찰하기 어려운 점 등이 있지만, 기업과 직접적인 소통이 중요한 만큼 긴밀하게 움직여 해결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후변화를 예로 들었다. 이전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연기금 등이 주주로서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장기 투자자인데 만약 투자한 회사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면 밑으로 내려가면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이런 활동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 연금의 수익률을 지킨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캐나다연금 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 등이 주주 참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등 징후가 보이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날 청중에선 대한항공 등 기업에 스튜어드십코드를 사용하는데 있어 국민연금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적하는 질문들도 잇따랐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국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선을 긋고 “주주로서 적극적인 권리행사는 매우 중요하며, 캐나다연금은 의결권 행사에 대한 원칙과 투명성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기적인 투자에 대한 정부의 관여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연금투자위는 ‘필요 이상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수익률을 창출한다’는 단 한줄을 지킨다”며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마이너스일때도 연방정부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은 적이 없고, 현재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캐나다연금이 높은 성과를 내는 이유로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꼽았다. 김 대표는 “정부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민간에서 역량을 입증한 이들이 이사로 영입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강조되는 것은 성별 다양성이다. 캐나다연금투자위 이사회 11명 가운데 6명은 여성이다. 최고 경영진도 14명 가운데 김 대표를 포함해 5명이 여성이다.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투자도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아태 지역 비중이 25%인데 2025년까지 35∼40%로 투자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대표는 “어느 기금보다 아태 비중이 높을 것”이라며 “현재 아태 지역 수익률이 전체보다 높다”고 했다. 이 추세대로 캐나다연금투자위 등 글로벌 연기금이 국내 자본시장에 더 많이 들어온다면 현재보다 국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은 더 많아지리라 예측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컨설팅기업인 삼일PwC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아시아 사모투자 대표를 지냈고 2016년부터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맡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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