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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여전한 ‘매수’ 일색 증권사 보고서들…금감원 대책 더 맹탕

등록 2019-01-20 07:14수정 2019-01-20 09:43

매수 76%, 매도 2% 불과…국내 증권사는 ‘매도’ 0.1% 불과
2017년 제도개선책 약발 약해…금감원 “괴리율 등 효과 나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이정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 모습. 이정아 기자
당국의 개선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매수’(주식을 사라) 보고서 편중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에 내놓은 대책을 좀더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고객 대신 상장사 눈치를 보는 애널리스트 문제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해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보고서 가운데 매수 의견 비중이 76%로 매도의견(2%)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증권사 보고서의 매도의견 비중은 0.1%에 불과해 외국계(13%)에 견줘 현저히 낮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 2017년 9월 증권사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후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인 괴리율 격차가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매수의견 비중이 높은 관행은 여전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또 일부 증권사의 괴리율 공시오류 및 검수조직 등 제도개선 사항 미흡이 발견됐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의견 일색 보고서는 증권업계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애널리스트들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금감원도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2016년 금융투자협회와 상장회사협의회 등 4자 협의체를 꾸려 2017년 ‘조사분석보고서 신뢰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었다. 내부 통제를 높이고 괴리율을 공시해 과도한 목표주가 제시를 막고, 애널리스트의 보수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게 뼈대였다.

금감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리서치보고서 신뢰성 제고를 위해 증권사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필요한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금감원이 증권사의 책임만 강조할 뿐 처음 개선방안을 내놓을 때 살폈던 구조적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는 등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소장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여건상 인원도 얼마 안되는데 매도의견을 낼 기업까지 커버할 필요가 있겠냐”라고 말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외 헤지펀드 등과 연계돼 있는 만큼 이들이 순수하게 매도의견을 내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매도의견을 내면 그 기업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어려운 게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지만 국내는 특히 그 기업을 다시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금감원도 2017년 개선방안에선 이런 상황을 고려했다. “일부 상장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보고서의 수정, 삭제 등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일부 애널리스트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갈등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한다며 ‘불합리한 리서치 관행 신고센터’를 누리집에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신고센터 운영 결과나 효과는 이번에 내놓은 자료에선 빠져 있었다. 신고센터를 활용하는 애널리스트도 찾기 힘들다고 증권업계 쪽은 전한다. 이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데, 금감원이 제대로 된 대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셀’(매도) 개수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센터는 애널리스트들이 감독당국에 말할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리서치보고서의 질적인 측면에선 괴리율 격차가 줄어드는 등 국내 증권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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