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모금함에 빗물이 들어가 손상된 지폐들. 한국은행 제공
#1. 서울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공원 안에 설치해뒀던 모금함에 빗물이 유입돼 손상된 은행권 507만원을 발견하고 한국은행을 찾아 이를 교환해갔다.
#2.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아무개씨는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플라스틱 저금통이 녹아버리는 바람에 저금통에 붙어버린 은행권 507만원을 교환했다.
2018년 한해 동안 한국에서 손상돼 폐기된 지폐 규모가 한장씩 쌓으면 백두산 높이의 23배인 6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6일 ‘2018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를 내어 “금융기관 및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회수한 손상화폐가 4조2613억원어치 6억2700만장으로 전년(6억200만장)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손상화폐 규모는 2015년 6억2100만장으로 피크를 찍은 뒤 2016년 5억4700만장으로 줄었다가, 이후 2년째 증가세를 이어가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화재로 불탄 플라스틱 저금통이 녹아내리며 들러붙은 채 타버린 지폐를 수습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손상화폐 종류별로는 은행권이 4조2590억원어치 5억9천만장, 주화가 23억원어치 3700만개다. 이들 손상화폐 재발행에는 639억원이 소요됐다. 은행권의 경우 두께가 약 0.1㎜인 점을 고려하면, 손생지폐를 한장씩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7배, 백두산 높이의 23배인 62.5㎞에 이른다. 은행권 권종별로는 만원권이 3억3천만장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고, 천원권(2억2천만장), 5천원권(3천만장), 5만원권(1천만장)이 뒤를 이었다. 주화는 10원짜리가 2300만개로 전체의 61.6%를 차지했고, 10원짜리 9백만개, 50원짜리 3백만개, 500원짜리 2백만개 순이었다.
일반 국민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찾아 교환해간 손상화폐는 56억4천만원어치로 전년(46억1천만원)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한은은 “은행권 교환액은 총 23억원으로 5만원권이 18억6천만원(3만7200장), 만원권이 3억9천만원(3만9천장), 천원권이 2800만원(2만9천장), 5천원권이 1800만원(3600장) 순이었다”며 “주요 손상사유는 장판 밑 눌림이나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2377건 12억7천만원으로 전체 교환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불에 탄 경우(7억8천만원·1103건),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2억5천만원·1732건)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국민이 교환 의뢰한 손상권은 24억2천만원이지만, 1억2천만원은 반액 또는 무효 판정을 받아 교환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은행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