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3년 전 분양된 아파트 입주 늘어나고
은행권 주택도시기금 대출 취급도 영향 끼친 듯”
은행권 주택도시기금 대출 취급도 영향 끼친 듯”
지난해 12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은 물론 가계대출 급증기였던 전전년 동월보다도 더 많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내놓은 ‘2018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지난 한달 동안 5조4천억원 늘어 잔액이 827조6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7조8천억원)과 11월(6조7천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전년 동월(4조1천억원)이나 전전년 동월(3조4천억원)보다는 많이 늘었다. 역대 12월 기준으로 2012년 12월(6조9천억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종류별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연말 상여금 지급 등 여파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천억원 증가에 그쳤고, 주택담보대출이 상대적으로 성수기인 전달(+4조8천억원)보다도 많은 4조9천억원 순증했다. 2016년 11월(+6조1천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고, 역대 12월 기준으로는 2015년 12월(+6조2천억원) 이후 최대다.
한은 금융시장국 유재현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신규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잔금대출도 늘어나면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잠실 헬리오시티 등 2~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9·13 부동산대책 발표와 무관하게 대출이 증가세를 보였다는 얘기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9천호로, 10월(1만8천호)이나 11월(2만2천호)보다 늘었다. 또 전년 동월(3만2천호)보다는 적지만, 2015~16년 12월 평균 입주물량 1만3천호보다는 두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한은은 (정책자금인) 주택도시기금 대출 한도가 차 은행에서 이를 취급하게 된 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도시기금 취급액은 1조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지난달 기업들의 은행권 대출은 6조8천억원이 감소해 잔액은 824조1천억원이었다. 대기업(-2조3천억원)과 중소기업(-4조4천억원) 모두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 일시상환 등이 영향을 끼친 결과로 한은은 해석했다. 기업대출은 꾸준히 느는 추세지만, 2017년(-7조4천억원)과 2016년(-15조1천억원) 모두 12월에는 감소 현상을 보였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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