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6.30(0.81%) 내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제공
애플발 실적 쇼크와 이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값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외환·금융시장도 요동쳤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30(0.81%) 내린 1993.7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12월7일(1991.89)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0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올해 주식시장 개장 첫날(2일)부터 31.04 급락해 불안감을 키웠다. 코스닥도 12.35(1.85%) 내린 657.0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밤 미국 시장에서 애플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다. 오전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의 하락세 흐름을 같이 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중국 매출 피해를 봤다고 언급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 이슈가 시장에서 부각됐다”며 “그 여파로 반도체 업종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97% 하락한 3만7600원, 하이닉스는 4.79% 떨어진 5만77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이날 종가는 2017년 2월14일(3만7580원·액면분할 환산 수정주가) 이후 약 1년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애플의 실적 하향조정이 중국 경제 경착륙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아시아 외환시장에선 엔화값이 급등했다. 엔화는 이날 장중 한때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04.87엔까지 올라갔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날 엔화 가치 급등을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순식간의 급변동)로 표현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틀린 것으로 판명되고, 이에 따라 위험회피 성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이벤트”라고 해석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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