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황금돼지해가 밝았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은 ‘돼지꿈’을 꾸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중립금리 이하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지킨다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향후 1년 이상 완만한 약세장을 예상”한다고 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등 수출 약화로 인한 기업 실적 저조 등이 이유다.
약세장 속에서도 돼지꿈을 꾸는 게 투자자들이다. 증권사들도 새해를 맞아 여러 투자전략을 내놨다. 역발상과 5대 테마, 트위스트(TWIST)다. 증권사들의 투자권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정체된 기존 산업을 벗어나 미래 성장 산업 등을 전망할 수 있다.
1일 삼성증권은 위기 속에 기회가 될 수 있는 3대 모멘텀(주가 추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을 제시했다. 기업실적 하향조정, 중국경기 하강국면 본격화, 미국 경기둔화 조짐 등 3가지다. 경기와 기업 실적이 하락세라면 투자가 꺼려지지만 이를 뒤집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먼저 기업실적 하락은 그동안 이유를 알 수 없게 떨어지던 주가가 실적 저조라는 명확한 이유를 가지게 되어 하락국면의 마지막일 수 있다고 했다. 불확실성을 해소한 주가가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경기하강과 미국의 경기둔화도 비슷하게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중립적인 경제정책을 썼는데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면 부양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기 부양은 주가의 영양소다. 미국 역시 경기 둔화는 정책 전환과도 연결된다. 그동안 경기가 좋다는 이유로 올렸던 금리는 기업의 이익을 줄여 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면 추가 금리인상 압력은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역발상 관점에서 위기가 분명해질수록 주요 국가의 정책방향과 전망도 선명하게 드러나므로, 이 과정에서 의미있는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비(KB)증권은 올해 투자전략으로 ‘5대 테마’를 꼽았다. 임상국 케이비증권 연구원은 “경기사이클이 모두 둔화국면에 위치하게 되는 2019년에는 정부 정책이나 투자, 패러다임 변화에서 성장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5G 통신네트워크 △2차전지 △인공지능 △미디어콘텐츠 △무인화 등을 제시했다.
5G 통신서비스는 국내에서 올 3월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 등 이른바 4차 산업을 위한 핵심 기반기술이어서 수십조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또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폴크스바겐 사태로 인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 증대, 미국 테슬라의 ‘모델3’ 양산에 대한 기대감, 중국 등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강화 등은 모두 핵심부품인 배터리 수요로 이어진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무인화 점포 확대 등도 눈여겨볼만한 변화로 꼽혔다.
에스케이(SK)증권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9년을 조금은 다르게 비틀어서 바라보겠다”며 ‘트위스트(TWIST)’를 꼽았다. 경기 변동과 상관 없이 미래에 관심이 커질만한 산업들이다. 데이터량 폭증(Traffic of Data), 행복하고 건강한 삶(Wellness), 인공지능(Intelligence), 우주탐사(Satellite), 교통·이동수단의 혁명(Tube) 등에 주목해야한다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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