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코스피가 2000선이 위협받을 정도로 주가 급락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정부가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주식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주식시장 하락과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등 상황을 점검하고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금융투자협회장, 국제금융센터원장, 기관투자자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당초 올해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의 규모를 올해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해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는 올해 2000억원, 내년 1000억원 예정이었으나, 조속히 3000억 펀딩을 마무리해 다음달초부터 운용을 개시하겠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또 김 부위원장은 “시세조정 등 불공정행위와 연계될 수 있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하게 처벌하고, 과태료 외에 형사처벌·과징금을 신성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혁신기업 자금조달체계 전면 개선 등 자본시장 혁신과제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외국인자금이 이탈하는 이른바 ‘셀코리아’에 대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어야한다”며 기관투자자의 개입을 독려하는 발언도 내놨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조정국면이 국내 증시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들과 함께 주식을 팔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날 증권시장은 개장과 함께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8.31(0.41%) 오른 2035.46에, 코스닥은 7.81(1.18%) 오른 670.94에 거래되고 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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