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코스피가 어제보다 1.63% 내린 2063.3으로 거래를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 너머로 전광판이 보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25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2% 가까이 빠졌다. 코스피는 사흘 연속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34.28) 하락한 2063.3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2607.1) 대비 마이너스(-) 20%’ 수준인 약세장 진입선(장중 기준 2085.68)도 무너졌다.
업종별로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감소했다는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 발표 소식에 자동차가 5.87%나 빠졌고, 인터넷소프트웨어와 서비스도 5.7% 하락했다. 반도체(장비)와 생물공학도 각각 3.41%, 2.57%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615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엿새째 ‘팔자’세를 이어갔다. 개인도 28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63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도 장중 672.17까지 밀렸다가 전날보다 1.78%(12.46) 빠진 686.84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반도체업종지수 급락(-6.6%)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제약, 정보기술(IT) 및 반도체까지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주가 급락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7원 오른 11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이달 들어 코스피(-3조5700억원)와 코스닥(-6700억원)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4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사흘 사이 빠져나간 액수만 1조2천억원이 넘는다.
최근 사흘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4.6%, 7.9% 하락했지만,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영환 케이비(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기업비용 증가 우려, 미국 금리 상승, 이탈리아발 유로존 신용리스크 가능성, (영국이 유럽연합과 탈퇴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존 경기위축 우려,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다섯가지 악재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향후 한국 기업들도 미-중 무역갈등의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인환 에스케이(SK)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세를 보이는 데 따른) 수급 어려움과 반도체 업황 우려, 대표적인 성장주인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위축 등 내부적 요인만으로도 당분간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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