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케이비(KB)금융 회장이 지난 3월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케이비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제10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잦은 이사나 빈번한 전화번호 변경,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 거주 주택형태는 은행 등의 대출 승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케이비(KB)금융이 은행과 카드사 등 그룹 내 7개 계열사의 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를 결합해 빅데이터를 구축한 뒤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 대출 승인에 활용하기로 했다. 케이비금융은 15일 이런 기능을 보유한 ‘그룹 통합 소매 신용평가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계열사들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생명보험, 캐피탈, 저축은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앞서 이 계열사들은 저마다 내부 금융거래정보와 외부 신용평가사(CB사)에서 사들인 신용정보를 결합한 뒤 자체 신용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대출의 승인 여부나 한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자체 신용평가모형(CSS) 이외에 보조로 계열사 통합 빅데이터에 기반한 보조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향후 가계대출 심사에 활용될 예정으로, 중·저신용자 등 중금리 대출 대상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케이비금융 쪽은 설명했다. 케이비금융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연금수급자 등 ‘금융거래 정보 부족자’(Thin Filer)에 대해 우리 계열사를 포함해 금융권 내 거래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부하는 대신에 보조모형으로 재평가를 해볼 수 있다”면서 “빅데이터를 통해 주소지나 전화번호 변경 횟수, 거주하는 주택형태 등 100여가지 요소가 신용평가모형에서 심사의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비금융은 케이비금융 계열사 거래 이력이 있는 경우엔 보조모형으로 신용평가를 좀더 정교하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신용평가모형 구축엔 자동화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패턴을 스스로 찾아내는 ‘머신러닝’ 기법이 사용됐다. 이날 케이비국민카드와 케이비저축은행이 이를 우선 도입했으며, 케이비국민은행과 케이비캐피탈도 11월 안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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