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가운데)이 8일 서울 용산구 한국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에서 열린 ‘중금리 대출 발전방안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받기 위한 소득과 재직기간 기준이 완화되고, 인터넷은행에서도 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금융업권별 금리를 차등화해,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가 0.5%포인트가량 인하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최종구 위원장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금리 대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20% 이하 금리로 빌려주는 중금리 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활용한 정책상품인 사잇돌 대출과 금융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내놓은 민간 상품으로 나뉜다.
우선 사잇돌 대출의 지원 기준이 완화된다. 근로소득자 대출 기준은 은행·상호금융의 경우 현재 ‘연소득 2000만원, 재직 6개월 이상’에서 ‘1500만원, 재직 3개월 이상’으로, 저축은행은 연소득 1500만원 이상에서 1200만원 이상으로 낮아진다. 사업소득자의 경우 ‘연소득 1200만원, 재직 1년 이상’인 은행·상호금융 대출 기준이 ‘1000만원, 재직 6개월 이상’으로, ‘연소득 800만원, 재직 6개월 이상’인 저축은행 대출 기준은 ‘연소득 600만원, 재직 4개월 이상’으로 완화된다. 금융위는 “기준 완화로 급여가 낮은 신입직원이나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세 사업주도 사잇돌 대출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잇돌 대출 보증 한도도 5조1500억원으로 2조원 늘어난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도 사잇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은행의 사잇돌 대출은 은행권과 동일한 소득·재직 기준이 적용되고, 대출한도와 상환기간도 각각 2000만원과 최대 60개월로 기존 은행권 상품과 같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까지 사잇돌 대출을 포함한 중금리 대출로 60만명에 5조1000억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했다. 케이뱅크 역시 내년부터 사잇돌 대출을 비롯해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그동안 금융업권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된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평균금리 16.5%, 최고금리 20%)를 차등화해,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금리와 최고금리가 각각 16.0%와 19.5% 낮아져 0.5%포인트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카드사의 카드론도 민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카드론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이었지만, 민간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었다.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고 부실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신용평가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보증이 사잇돌 대출 공급으로 얻은 대출자 정보를 비식별화해 금융회사들에 매년 제공하고,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 국가지정 전문기관을 통해 서울보증이 보유한 정보와 금융회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결합해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이 실행되면 현재 연간 3조4000억원인 중금리 대출 공급량이 내년부터 연간 7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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