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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이주열 “기업들 미래 위한 투자에 소홀”

등록 2018-10-04 09:28수정 2018-10-04 10:31

한은, 재계 인사들과 경제동향간담회
“글로벌금융위기 극복 과정의 부작용들이 세계경제 위협…
가계부채·주력산업 경쟁력 약화·고령화로 성장잠재력 저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업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한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4일 아침 주요 재계 단체 대표, 기업 경영연구소장 등과 경제동향 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밝혔다. 이 총재는 모두 발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투자는 미흡한 상황인데, 이는 지난해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기인하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성장이나 고용에 이어 최근 투자지표까지 최근 저하하는 흐름을 보이자,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합리적인 규제 완화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심리를 제고함으로써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게 긴요한 과제”라며 기업들과 정부 등의 역할을 촉구했다.

간담회 자리에서는 이 총재가 평소 강조해온,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반복됐다. 그는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로 그간 세계경제는 오랜 기간의 경기침체를 벗어났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위기 극복 과정에서 확대된 글로벌 부채는 또다른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를 위험요인으로 대두됐으며,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자산 및 소득불평등 심화, 반세계화 정서 및 포퓰리즘 확산 등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특히 “반세계화 정서에서 파생된 글로벌 통상갈등 확대, 위기대응 수단이었던 주요국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도 지난 10년간 어떠한 변화가 있었고, 과제는 무엇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대외지급능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충격흡수력은 크게 높아졌지만,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주력산업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등 성장잠재력이 저하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열린 이날 한은 주최 경제동향간담회에 재계에서는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종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임이사,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염용섭 에스케이(SK)경영경제연구소장, 배현기 케이이비(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 총재를 비롯해 정규일 부총재보와 이환석 조사국장, 박종석 통화정책국장 등이 배석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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