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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은 금통위 ‘비둘기파 3인방’의 분화?

등록 2018-09-12 15:33수정 2018-09-12 21:27

신인석 위원 “가장 중요하게 볼 지표는 물가…
가계부채는 잠재적 위험요인” 금리인상론 일축
고승범 위원은 7월에 “가계부채 주시를” 강조
같은 비둘기파지만 강조점 정반대로 묘한 균열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신인석 금융통화위원이 출입기자들과 ’기대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신 위원은 이날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물가라며, 현재의 낮은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 필요성이 떨어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한국은행 제공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신인석 금융통화위원이 출입기자들과 ’기대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신 위원은 이날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물가라며, 현재의 낮은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 필요성이 떨어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한국은행 제공
‘비둘기파의 분화인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금리인하 선호)로 분류되는 신인석 위원이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물가를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미달하는 만큼 금리인상 필요성이 없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같은 비둘기파인 고승범 위원이 지난달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대비돼 한은 안팎에서 관심이 쏠린다.

신 위원은 1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세미나에서 “최근 1년 유심히 보는 지표가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답은 ‘물가’다. 물가안정은 한국은행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인데, 최근 5년(2013~7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4%에 그쳤다”고 말했다. 물가가 너무 오르면 금리를 올려 안정시켜야 하는데, 현재는 물가가 낮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또다른 통화정책 목표인 실물경기 안정, 금융안정과 관련해서도 “최근 5년 성장률이 3%이고, 올해도 2.8~2.9% 수준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잠재성장궤도 수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경부터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높아진 점은 우려지만, 잠재 위험요인일 뿐 통화정책까지 나서서 대응해야 할 정도로 현재화된 위험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 필요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 7월18일 열린 세미나에서 고승범 위원 발언과 대비를 이룬다. 고 위원은 당시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금융안정 이슈는 일차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하되 통화정책으로도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는 게 한계가 있고 취약차주의 가계부채 부담 증대로 이어질 수도 있겠으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그널 효과 내지는 심리적 효과로 가계부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찬성은 금융안정(가계부채) 문제 때문임을 밝혔다.

지난 7월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이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주제로 출입기자 세미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고 위원은 금융안정에 그 어느 때보다 유의해야하는 시점이라며, 가계부채 동향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과 더불어 금통위 내 비둘기파(금리인하 선호)로 분류되는 고 위원이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에 열린 자세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 7월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이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주제로 출입기자 세미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고 위원은 금융안정에 그 어느 때보다 유의해야하는 시점이라며, 가계부채 동향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신인석 위원과 더불어 금통위 내 비둘기파(금리인하 선호)로 분류되는 고 위원이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에 열린 자세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공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며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한국은행법 1조)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목적인데, 신 위원은 물가안정에, 고 위원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신, 고 위원은 교수(중앙대)와 관료(금융위)로 전직은 다르지만,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이자 미국 대학(스탠퍼드대, 아메리칸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공통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또 둘 다 정부 쪽 추천 몫으로 2016년 4월 나란히 금통위원에 취임했으며, 그 뒤 지금까지 22번 열렸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단 한번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본 적이 없다. 이런 점을 들어 한은 안팎에서는 이들 두 사람에, 역시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대학(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조동철 위원까지 더해 ‘비둘기파 트리오’로 분류해 왔다.

항상 같은 행보를 걸어온 두 사람이 현재 통화정책(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뭘 더 중요하게 봐야하는지에 관해 서로 다른 시각을 드러내자, 한은 안팎에서는 “중요한 시기에 한 사람은 ‘나를 비둘기로만 보지 말아라’, 다른 한 사람은 ‘난 확실한 비둘기다’란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제 확실한 비둘기는 둘(조동철, 신인석)인 것이냐?”(한은 한 관계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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