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 왼쪽)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과 5일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태평양 사무실에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사진 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오렌지라이프로 이름을 바꾼 아이엔지(ING)생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신한 자산 규모가 케이비(KB)금융그룹을 다시 앞질러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4850만주)를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부터 주당 4만7400원에 2조2989억원을 주고 사들이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서울 역삼동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에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오렌지라이프 전날 종가가 주당 3만4700원으로 인수 지분 시가가 1조68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신한은 시가의 37% 수준인 6200억원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셈이다. 당초 엠비케이파트너스는 3조원을, 신한금융 쪽은 2조1천억~2조2천억원을 희망하며 협상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쪽은 “생명보험업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숙도와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안정된 성장이 기대된다”며 “이번 인수로 생명보험 사업라인을 강화해 은행·카드 중심인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에 균형 성장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 총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453조3천억원으로 케이비(KB)금융(433조3천억원)보다 20조원이 작았으나,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 순위를 뒤집게 된다. 오렌지라이프는 자산규모가 31조5천억원이다. 순이익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케이비금융이 1200억원 정도 더 많았는데, 신한금융이 연간 순익 3천억원대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신한생명은 자산규모로 업계 8위에서 오렌지라이프와 합치면 5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과 선진적 경영관리체계를 구축해 안정된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오렌지라이프의 성공적 인수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룹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