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1.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뒤 이날까지 다섯차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내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세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1.75~2%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시장인 미국보다 한국이 0.5%p 낮은(상단 기준) ‘금리 역전’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경제상황이 금리 인상론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12일 열린 금통위 회의 때 이일형 금통위원이 “완화적 통화기조 지속에서 비롯된 금융부채 확대는 실물경제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내, 지난해 10~11월처럼 ‘인상 소수의견 나온 다음 회의서 인상 결정’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결과적으로 최근 악화한 고용지표 등 경제를 둘러싼 우려 목소리가 큰 상황인 만큼,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자본유출이나 가계부채 확대 우려론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이 다음달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는 만큼, 한·미 금리 격차는 0.75%p까지 벌어질 게 확실시된다. 자본유출 압력이 커지는 만큼 금리인상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어 10월18일, 11월 30일 예정된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때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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