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과 전망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에 장기평균 아래로 낮아졌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한겨레 자료사진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판단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7개월 만에 장기(15년)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2018년 소비자동향 조사’를 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8p 낮아진 99.2로 조사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2003~17년)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110.6에서 올해 1~5월 107에서 107대로 천천히 낮아지다가, 6월 105.5, 7월 101.0 등 최근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은 “고용지표 부진, 생활물가 상승,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에 따른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문 항목별로는 경제상황 인식에서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경기전망이 각각 70(장기평균 77), 82(장기평균 91)로 전달보다 7p, 5p씩 낮아졌다. 가계 재정상황과 관련해서는 현재 생활형편은 7월 91에서 89로 2p 하락했으나, 생활형편 전망은 97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또 가계수입 전망은 99에서 98로 1p 낮아졌지만, 소비지출 전망은 105에서 106으로 되레 1p 높아졌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주택가격전망이 6~7월 98에서 8월에는 109로 11p나 뛰었다. 2013년 주택가격전망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로 최대 폭이다. 한은 서유정 조사통계팀장은 “(서울-지방 집값의 양극화라는 현실과 달리) 전국에서 모두 집값 상승을 점쳤다”며 “응답자들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뉴스에 많이 반응한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몇억씩 올랐다’는 언론 보도들이 많았는데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낮아진 가계수입 전망에도 불구하고 임금수준 전망은 121로 전달보다 3p 올랐다. 서 팀장은 “임금 노동자 뿐 아니라 자영업자도 임금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가계수입은 줄지만 임금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는 게 배치되는 얘기 같지만, 직종이나 계층별로 나눠 응답을 분석하기엔 모수가 작고 그 차이폭도 1~2p 수준이어서 공신력 있는 답을 내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가수준 전망은 7월 141에서 143으로 2p 올랐다. 또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전달(2.6p) 수준을 유지했지만,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2.6%에서 2.7%로 0.1%p 상승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