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위해 석유제품을 선적중인 유조선. GS칼텍스 제공
고용과 분배 등 경제지표들이 악화하는 속에 수출의 ‘나홀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2018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56.86(2010년=100)으로 지난해 7월보다 12.5%, 수출금액지수는 141.68로 17.2% 상승했다. 올해 들어 월 단위 수출물량지수 상승률(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은 평균 8~9%가량, 수출금액지수 상승률은 평균 14%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자료: 한국은행(※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품목별로는 일반기계, 전기 및 전자기기, 정밀기기 수출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9%, 24.2%, 17.7% 증가해 성장세를 주도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물량지수는 3.8% 증가에 그쳤지만, 금액지수는 44.9%나 올랐다. 그만큼 수출단가가 높아졌다는 얘기로, 석유화학 분야의 국제적 호황세를 알 수 있게 했다. 수송장비는 수출물량이 전달(-7%)에 이어 -6.8%를 기록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금액지수도 6월 -5.5%, 7월 -6.2%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 박상우 물가통계팀장은 “북미를 중심으로 승용차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쪽도 지난달까지는 괜찮았는데 7월에는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7월 수입물량지수는 130.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상승했지만, 수입금액지수는 127.1로 16.1%나 뛰었다. 물량은 별로 늘지 않았지만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얘기인데,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해석된다. 올해 6월 기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4%나 오른 배럴당 73.61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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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 물량지수가 20%, 금액지수가 77%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화학제품도 물량지수와 금액지수가 각각 13.4%, 24.6% 올랐다. 일반기계는 수입물량이 23.4% 줄면서 수입금액도 21.6% 감소했다. 박 팀장은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기기(설비) 수입이 지난해 각각 140%, 90%씩 증가했었다. 그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철강 등 1차금속도 수입물량이 18% 감소했다.
수출가격(4.1%·통관 시차적용)보다 수입가격(15.3%)이 더 크게 오르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떨어졌다. 수출가격지수를 수입가격지수로 나눠 산출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하면 1단위 상품을 수출함으로써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이 그 이전보다 줄어듦을 의미한다. 다만,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올랐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3774억1700만달러, 누적 수입액은 3375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1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수출 15.9%, 수입 19.7%)에는 못미치지만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인데, 누적 무역수지 흑자폭은 543억달러에서 399억달러로 줄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