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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융소비자연맹, 삼성·한화생명 상대 ‘즉시연금 공동소송’ 방침

등록 2018-08-16 12:07수정 2018-08-16 13:21

삼성·한화생명 등 상대 공동소송 계획 밝혀
“보험료 1억 때 돌려받을 금액 600만원가량”
조연행 대표(가운데) 등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관련해 보험사들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이를 위해 원고인단 모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연행 대표(가운데) 등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관련해 보험사들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이를 위해 원고인단 모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부문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이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관련해 가입자들을 모아 보험사들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16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약관이 애매모호할 경우 계약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함에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 결정에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계약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벌이기까지 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앞서 금감원 분조위는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가 ‘애초 설명 들었던 금액보다 적은 보험금(연금)을 받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자, 약관에 사업비 공제 내용이 언급돼 있지 않다며 이를 돌려주도록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2월 이 결정을 수용했지만, 모든 가입자를 일괄 구제하라는 금감원 권고는 지난달 거부했다. 한화생명도 지난 9일 비슷한 취지의 분조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금감원에 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보험료)을 한꺼번에 납부하면 그 다음 달부터 연금(보험료)을 받는 상품으로, 2000년대 초반 도입돼 2012년께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은 최저보증이율 만큼도 지급하지 않아 민원이 발생했고, 보험사에서는 공제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재원을 별도로 쌓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된 이유는 이를 약관에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금융당국의 지급 권고를 보험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파장이 커져 왔다.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금융소비자연맹 쪽 추산에 따르면, 즉시연금 가입자는 15만명가량이고, 과소지급된 보험금은 8천억~9천억원에 이른다. 이 단체 조연행 대표는 “8개 생보사에서 판매한 즉시연금 상품들을 조사한 결과, 보험료를 1억원 납부했을 경우 되돌려받아야 하는 보험금이 상품별로 최소 334만~743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우리나라는 동일 사안에 대한 소송이 다른 피해자들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는 집단소송제가 증권분야를 제외하곤 도입돼 있지 않아 즉시연금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를 모아 원고를 구성해 공동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사례가 60~70건가량이고, 이달 말까지 원고인단을 모집한 뒤 9월에는 소장을 낼 계획이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공동으로(1/n) 부담하고, 승소할 경우엔 보험사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조 대표는 덧붙였다.

8개 생보사는 삼성·한화·NH농협·IBK·BNP파리바·교보·AIA·동양생명이다. 금감원은 NH농협생명의 경우 약관에서 사업비 공제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지만, 금융소비자연맹은 “일부 즉시연금 상품은 다른 생보사들과 약관 문구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동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이 단체 신동선 변호사는 “삼성생명이 지난 13일 계약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는데, 시간을 끌어서 계약자에게 지급할 과소 지급액을 줄이고, ‘소송 진행 중이지 않으냐’라며 금감원이 개입할 여지를 줄이기 위한 꼼수로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금감원이 밝힌 소송지원 계획과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금감원은 분쟁조정 건에 관해 소송비 등을 지원해주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공동소송에도 지원이 될지는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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