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아이엔지(ING)생명보험 인수 협상을 지난해 말부터 9개월째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입으로 인수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꺼낸 만큼 계약 성사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이날 낮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이엔지생명 인수는) 방향을 정해 진행 중”이라며 “아직 결과를 못 받았다. 실무자들이 총력을 기울여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가격 이슈가 가장 크리티컬하다(대단히 중요하다)”며 “디테일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인수협상을) 시작한 지 9개월로, 지나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짧을 것”이라며 “산고를 겪었는데 서로 가치를 지켜가며 윈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사모펀드 회사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아이엔지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는 안을 추진해왔는데, 협상이 어느 정도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과 4월 아이엔지생명 인수설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그룹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합병(M&A) 추진을 검토해왔으나 확정된 사항은 현재 없다’는 취지로 답변해, 인수 검토를 우회적으로만 인정했던 터다. 신한금융이 생명보험업계 6위 규모인 아이엔지생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지난해 케이비(KB)금융에 빼앗긴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탈환할 수 있어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조 회장이 언급했듯 인수가격도 관심거리다. 당초 엠비케이파트너스에선 3조원 정도를, 신한금융 쪽에선 2조1천억~2조2천억원 정도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어느 선에서 접점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아이엔지생명은 엠비케이파트너스의 고배당 정책 등으로 지난 2월 주당 6만2100원까지 뛰었으나, 신한금융 인수설이 나오면서 주가하락에 가속도가 붙어 이날은 연중 최저가인 주당 3만6350원으로 주저앉았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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