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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감원 ‘증권사 점검’ 한달 했는데…또 드러난 거래시스템 허점

등록 2018-08-08 17:03수정 2018-08-08 21:28

국외주식 병합 뒤 주식수 안줄여
개인투자자 ‘없는 주식’ 그대로 매도
유진투자증권 “담당자의 업무 착오”
금융감독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금융감독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진투자증권에서도 이른바 ‘유령주식’이 매매되는 등 증권사 거래시스템의 허점이 또 드러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국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도, 지난 5월 한달에 걸친 금융감독원의 ‘주식매매 내부통제시스템’ 점검은 부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8일 유진투자증권은 국외 주식이 4대 1로 병합된 뒤 줄어든 주식 수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반영되지 않은 사이에 이 주식을 판 개인투자자에게 법적 조처에 들어갈 것을 예고한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개인투자자는 지난 3월27일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 주식 665주를 샀고, 이 주식은 5월24일 4대 1 비율로 병합됐다. 주식병합으로 주식 수는 166주로 줄고, 주당 가격은 8.3달러에서 33.18달러로 올랐다. 그러나 홈트레이딩시스템에선 가격만 오르고 바뀐 주식 수가 반영되지 않자, 개인투자자는 다음날 665주 그대로 팔아 약 17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었다. 거래가 체결되었기 때문에 유진투자증권은 이 투자자가 초과 매도한 499주만큼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채워넣어야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주식병합을 알리는 (미국 예탁원의) 전문이 2∼3일 전에 도착해 이를 반영하는데, 이번에는 당일날 전문이 왔고 담당자가 주식 수를 바꿔놓는 것을 놓치는 업무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증권거래시스템은 국내 주식이 분할되거나 병합될 경우에는 변경된 주식 수가 자동으로 증권계좌에 반영되지만, 국외주식은 대부분 증권사의 경우 ‘수기’를 거쳐 계좌에 반영된다. 또 개인 투자자가 사라졌어야할 주식 499주를 팔아버렸어도 시스템은 이를 막지 못했다.

금감원은 당황한 모양새다. 금감원이 증권사들을 점검하는 기간인 5월에 ‘없는 주식’이 거래됐고, 이달 2일 점검결과 발표때 ‘수두룩하게 문제점을 밝혀냈다’고 했지만, 정작 국외주식에 대한 허점은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외주식 거래는 2013년 26억7300만달러(매수 기준)에서 2017년 120억8000만달러로 5년 사이 크게 증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시스템 점검은 삼성증권 배당사고를 계기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심으로 들여다봐서 (국외주식 매매는) 확인하지 못한 측면이있다”며 “국외주식 매매와 관련해서도 다른 문제점이 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완 박수지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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