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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개인연금저축 130조원 시대…금융사가 세금 빼먹는 수수료 장사

등록 2018-07-27 14:28수정 2018-07-27 14:38

금융감독원 수익률 계산해보니
2001년 이후 세액공제 효과 빼면
저축은행 적금만도 못한 수익률
세금으로 낮은 수익률 가리고 수수료 장사
노후 빈곤 문제 관련 시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노후 빈곤 문제 관련 시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가 국민 노후를 위해 개인연금저축에 가입하면 깎아주는 막대한 세금이 실제로는 은행·저축은행 적금만도 못한 금융사의 낮은 운용 수익률을 감추는 데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연금저축 가입액은 세액공제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130조원 규모로 불어났는데 알고 보면 금융사가 정부 세금을 빼먹으며 ‘땅 짚고 헤엄치기 수수료 장사’를 한 것에 다름없다.

27일 금융감독원은 개인연금저축 판매가 시작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매달 30만원씩 총 6120만원의 개인연금저축을 넣은 가입자를 기준으로 금융사 해당 상품 54개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세액공제 효과를 빼고 봤을 때 개인연금저축 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세전 기준)은 생명보험사가 4.11%, 손해보험사가 3.84%였다고 발표했다. 개인연금저축 총가입액에서 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로 가장 크다. 하지만 이들이 불려주는 수익률은 은행보다는 높고 저축은행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식으로 매달 30만원씩 은행 적금을 들었으면 연평균 3.1%, 저축은행 적금을 들었으면 연평균 4.19%의 수익이 난다. 결국 보험사가 가입자 돈을 받아 저축은행에 가만히 넣어만 놨어도 현재 수익률보다 0.08~0.35%포인트 높은 실적을 냈을 것이란 얘기다.

그나마 개인연금저축 펀드 상품은 연평균 6.32%의 수익률을 냈으나 가입액 비중이 9.6%로 낮은 편이었다. 또 신탁 상품은 비중이 12.9%였는데 연평균 수익률은 2.9%로 은행 적금 수익률(3.1%)조차 밑돌았다.

이렇게 형편없는 수익률을 낸다면 금융사들이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운용 수수료를 꼬박꼬박 받으며 가입액을 130조원이나 굴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세액공제를 통해 가입자의 수익률을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 준비를 독려하기 위해 개인연금저축 가입자는 연간 400만원 한도로 연소득 4천만원 이하는 납입액의 16.5%(최대 66만원), 4천만원 초과 소득자는 납입액의 13.2%(최대 52만8천원)를 내야 할 세금에서 빼준다. 이런 절세 효과를 반영하면 개인연금저축의 연평균 수익률은 생보사 5.6%, 손보사 5.33%, 신탁 4.42%, 펀드 7.75%로 올라가서, 은행·저축은행 적금 수익률을 웃돌게 된다. 개개인 차원에선 세액공제 때문에 이 상품을 드는 게 이익이지만, 국민경제 차원에선 형편없는 수익률을 내는 금융사를 세금으로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신탁사 등의 일부 상품은 세액공제 효과를 반영하고도 저축은행 적금만도 못하는 수익률을 내는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저조한 수익률과 경직적인 수수료 부과체계로 정부가 국민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한 연금저축제도의 혜택이 가입자에게 온전히 이어지고 있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연금저축 수익률과 수수료율에 대한 투명한 비교 공시 강화 등으로 수익률 제고와 수수료 할인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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