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1.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째 동결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주열 의장(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금리를 8개월째 동결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와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미국 정책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국내 경기전망 하향 등이 겹친 상황이어서 한은의 행보가 주목된다.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8명의 금통위원 중 이일형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물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의 공식적인 인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런 소수 의견 출현은 대개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인상에 대한 예고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 위원은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 의견을 낸 적이 있는데, 11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됐다. 게다가 이 위원은 한은 추천 몫의 금통위원이란 점에서 그의 견해에 한은 총재의 의중을 실어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6%포인트 오른 연 2.090%로 장을 마쳤다. 10년물과 5년물도 0.03%포인트씩 올랐고 1년물은 0.045%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전날 금융시장에서 미-중 무역전쟁 확산과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인해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치로 내려갔는데, 이에 대해 시장이 가격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8월 금통위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11월 인상과 달리 소수 의견이 출현한 뒤 다른 금통위원들이 즉각 인상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국내 경기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의 금리격차는 0.5%포인트(상단 기준)다. 올 하반기 미국에서 두차례 정책금리 인상이 유력해 금리 역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인상 저해 요인(국내 경기 등)과 인상 요인(한-미 금리격차 확대)을 두고 한은이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두느냐에 따라 인상 여부와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엔 올 하반기에 한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