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은행 대출창구 보습.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달 가계대출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8년 5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일반은행의 5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전달보다 6bp(1bp=0.01%) 오른 3.75%였다.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bp 오른 3.49%였고, 일반신용대출은 11bp나 뛰어 4.56%를 기록했다. 가계대출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14년 9월(각 3.76%, 3.5%) 이후 최고치고,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3월(4.61%)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고였다.
한은 경제통계국 최영엽 부국장은 “대출금리도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4월에 살짝 떨어졌던 시중금리가 5월에 반등한 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금리가 오름세를 탔지만, 기업대출 금리는 1월 3.68%, 2월 3.69%, 3월 3.66%, 4월 3.64%, 5월 3.66%로 최근 들어 되레 안정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통상 기업대출 금리보다 낮았던 가계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기업대출 금리를 추월하고,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16년 12월 가계대출금리는 3.29%로 기업대출 금리(3.54%)보다 0.25%포인트 낮았는데,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된 2017년 12월에는 각각 3.61%-3.64%로 그 폭이 줄었다. 올해 1월에는 가계대출금리가 3.71%로 기업대출 금리(3.68%)를 넘어섰고, 5월에는 3.75%-3.66%로 그 폭을 확대했다. 최 부국장은 “시장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올랐는데, 기업은 운전자금 등 단기대출이 많고 가계는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대출이 많다. 따라서 장기물 금리에 연동된 가계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대출이 역전됐다”며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장기물 금리가 많이 떨어지는 만큼 (장기금리에 연동되는) 가계대출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큰 폭으로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한국은행(※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시장금리 추이를 보면 은행채(AAA등급)의 3개월물은 올해 1월 1.61%에서 5월 1.65%로 0.04%포인트, 6개월물 금리는 1.72%에서 1.78%로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3년물은 1.98%에서 2.46%로 0.48%포인트, 5년물은 1.41%에서 2.74%포인트로 1.33%포인트나 뛰었다. 장기물일수록 앞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편,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금리는 전달보다 2bp 오른 1.84%, 대출금리는 3bp 오른 3.68%였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도 3월(1.82%포인트), 4월(1.83%포인트)보다 소폭 오른 1.84%포인트였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