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두번째이자 투자은행(IB) 출신 첫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된 임지원 금통위원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임명장을 전달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제공
‘매파(금리인상·긴축 선호)냐 비둘기파(금리인하·완화 선호)냐?’ (기자들)
“아직 조류가 된 지 얼마 안됐다. 이름의 원이 원앙새 원(鴛)이어서 지금까지 원앙새로 살아왔는데, 제가 어떤 새인지 잘 관찰하겠다.(웃음)” (임지원 금통위원)
여성으로 두번째이자 투자은행(B) 출신 첫 금통위원에 임명된 임지원 전 JP모건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이 17일 임명장을 받고 금통위원으로서 업무수행을 시작했다. 1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로부터 금통위원에게 임명장을 대리 수여받은 임 위원은 인사말에서 “지난주에 퇴임하신 (전임자인) 함(준호) 위원께서 마지막 금통위를 마치시고 ‘기말고사를 끝낸 것 같아서 홀가분하다’고 말씀하셨다는 보도를 보았다”며 “같은 맥락에서 바로 다음주에 금통위가 있기 때문에 마치 전학 오자마자 시험보는 것처럼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까지 (이코노미스트로서 금통위의) 정책을 비판하다가 이제 비판받는 입장에 섰다. 지난 20년 동안 금융시장에 있으면서 정책의 분석·예측에 집중했었는데, 앞으로 정책을 직접 담당하면서 배우게 될 여러가지 경험들과 협력을 이뤄 금융통화위원회에 건강한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이코노미스트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오셨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한국은행의 다양한 정책들과 관련해 풍부한 자문 경험을 가지고 계시다. 풍부한 시장에서의 경험, 전문성을 지닌 분을 신임 금통위원으로 맞이하게 돼 기쁘고, 임 위원님 합류를 계기로 금통위 업무가 한층 알차고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명장을 전달하는 자리에는 이 총재 등 금통위원들, 한은의 집행간부와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임 위원은 일주일 뒤인 이달 24일 금통위 회의에 참석해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고용상황에 우려의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이후 우리 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경제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어렵다”며 “대외여건 중 몇 가지를 짚어보면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간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여기에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로 눈을 돌리면 먼저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올해 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대비)이 석달째 1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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