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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호타이어, 중국 더블스타에 재매각 추진

등록 2018-03-02 20:52수정 2018-03-02 21:02

산은, 6500억 유치해 경영권 협상
“노조가 수용 안하면 파국 불가피”
국책은행 중심 구조조정 한계 노출
노조 “결사 반대” 무기한 고공농성중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과 곡성지회장이 올라 고공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과 곡성지회장이 올라 고공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채권단 대표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중국계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6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경영권을 넘기는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노조가 고공농성 등으로 국외 매각에 반발하는 와중에 끝맺지도 못한 투자협상안을 공개하며 여론 설득전에 나선 것은 산은이 그만큼 궁지에 몰렸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고려하는 새 구조조정 방향’을 발표한 이후 ‘고통분담’이 본질인 구조조정에서 국책은행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사실상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후 산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 방안’을 발표하며 더블스타를 상대로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신주배정)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이 타결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채권단의 지분은 42%에서 23.1%로 줄어든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산은 등 채권단으로부터 지분 인수(구주 매각)를 추진했던 업체로, 당시 955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으나 계약이 무산됐다.

산은은 새로운 경영주체가 나서 금호타이어 중국 사업을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기업 회생이 어렵다고 보았다. 자율협약·워크아웃 등 채권단 중심 구조조정 땐 신규자금 대부분이 중국 사업장 부실을 메우는 데 사용되고 국내 시설투자가 어려워 실패가 예견된다는 것이다. 또 중국 사업장만 분리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노조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강하다. 이날 새벽 5시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부는 광주광역시 시내의 송신탑에 올라 ‘해외매각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3~4일 부분 파업을 하고, 총파업도 검토하겠다면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6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윤장현 광주시장은 보도자료를 내어 “(산은이) 해외 매각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역 정서와 배치된다. 노조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12월 말 이후 한달짜리 채권행사 유예를 세번째 거듭하는 등 구조조정의 원칙과 명분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왔다. 노조에 자구안 합의를 압박하며 피플랜(P-Plan·초단기 법정관리)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카드를 언급했다가 다시 시한을 연장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일각에선) 딱 잘라가며 매운맛을 보여야지 하는데, 대안이 없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더블스타라는 (투자유치) 대안이 존재한다. 투자유치 기대 값과 법정관리 기대 값이 너무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현재 산은은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피플랜에 모두 부정적이다. 투자유치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 상거래 채무까지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다른 인수자를 찾거나 청산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이 부행장은 다음 시한인 3월 말까지 노조와 타결을 보지 못할 경우와 관련해 “현재는 (대안이) 없다. 가급적 저희는 (법정관리는) 면하고 싶은데 불가피하게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공장 부문만) 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우리도 예단할 수 없다. ‘살 수 있다, 없다’를 법원에서 판단할 거다”라고 말했다.

정세라 박수진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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