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18일 금융감독원에 하나금융그룹 최고경영진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진 공동투쟁본부 제공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노조 등이 주축이 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18일 금융감독원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케이이비(KEB)하나은행장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제출한 요청서에서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가족과 연루된데다 ‘창조경제 모델 1호’로 불리던 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에 부실대출이 승인된 과정, 금융지주 박문규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 아들이 제각각 운영하던 제조·유통 기업에서 하나금융 계열사가 선물용 물티슈를 구매한 거래, 김정태 회장 아들이 운영했던 유통 기업과 사업관계가 있던 중국계 랑시그룹과 하나은행의 중국 내 합작 투자가 결정된 과정 등에 특혜나 위법 소지가 있는지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5~2016년 아이카이스트에 20억2천만원을 대출했으나, 보증을 선 신용보증기금이 대신 갚은 9억9400만원을 빼고도 8억5700만원을 회수하는 데 실패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지주 박문규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 아들이 제각각 운영하는 기업에서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물티슈를 구매한 거래에 특혜나 위법 소지가 있는지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하나금융그룹은 또 중국계 한국인이 회장인 랑시그룹이 국내 유아동 물품 기업인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금융 서비스도 하고 중국에 합작투자를 하기도 했는데, 아가방앤컴퍼니가 김정태 회장의 아들이 운영하던 유통기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을 샀다.
한편, 하나금융 쪽은 “박문규 사외이사의 경우 ‘음해성 주장들로 내 기업과 가족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17일 사표를 낸 상태다. 노조의 주장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의혹제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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