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6·19와 8·2 부동산대책 이후 신용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단속에 나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21조8407억원에서 7월 말 22조3187억원으로 4780억원 증가한 데 이어, 8월 말에도 22조7804억원으로 전달보다 4617억원 증가했다. 7·8월 개인사업자 주담대 증가액은 월평균(지난해 1월~올해 6월) 증가액 2226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8·2 대책 등으로 강화된 대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사업자 중심으로 우회 대출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종의 ‘풍선효과’인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전국 은행 검사부장 회의를 소집해 강화된 대출규제를 우회한 편법대출이 있는지 자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번 주 점검 결과를 분석한 뒤 필요하면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기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자영업자 주담대를 이용한 편법대출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증가세가 계속되면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회 대출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 은행의 직원은 제재하고, 대출 회수도 검토할 방침이다.
8·2 대책의 풍선효과는 신용대출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대출’ 잔액은 185조7천억원으로 7월 말보다 3조4천억원 늘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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