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많이 받으려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쓰는 게 좋다. 체크카드의 공제율이 두배나 더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소득공제를 많이 받는 카드 사용법을 소개했다. 카드의 경우 연봉의 25%를 넘게 쓰면 그 초과분의 15∼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간 300만원 한도로 소득에서 공제받는다. 신용카드에는 15%의 공제율이 적용되지만, 체크카드는 30%가 적용된다. 가령 연봉 3천만원 직장인이 1500만원을 체크카드로 쓴 경우, 신용카드로 쓸 때보다 약 18만원을 더 돌려받는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나 전통시장에서 카드를 쓰면 공제 한도(300만원)와 별도로 각각 100만원까지 소득에서 공제된다. 대중교통은 케이티엑스(KTX)와 고속버스가 포함되지만 택시와 비행기는 안된다.
공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를 새로 장만할 때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공제받지 못한다.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도로 통행료, 등록금
·수업료, 상품권 등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결제한 것도 역시 제외된다. 다만 올해부터 중고 자동차 구입은 카드로 결제하면 금액의 10%까지 공제 대상이 된다.
맞벌이 부부는 소득공제 기준인 ‘연봉의 25%’를 카드로 결제하기가 더 쉬운 쪽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부부의 소득 차이가 크다면 오히려 소득이 많은 쪽의 카드를 집중적으로 쓰는 게 유리하다.
가령, 연봉 7000만원인 남편과 2000만원인 아내가 연간 25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남편 카드로 쓰면 카드 사용액(2500만원)에서 연봉의 25%(1750만원)를 빼
고, 여기에 신용카드 공제율(15%)과 소득세율(지방세 포함 26.4%)을 곱하면 29만7천원을 환급받는다. 반면 아내 카드로 쓰면 카드 사용액(2천500만원)에서 연봉의 25%(500만원)를 빼 2천만원이 된다. 신용카드 공제율은 같지만, 소득세율이 6.6%에 불과해 19만8천원만 환급받는다. 환급액이 1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금감원은 미리 정해둔 금액까지만 체크카드로 결제되고, 그 이상의 금액은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겸용카드를 쓰는 것도 소득공제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