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은행·금융투자·생명·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의 자본시장(IB)·글로벌·디지털 사업부문을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자산관리(WM) 사업부문 등을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 조직을 통합 운영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추진해왔으며, 신한금융도 2012년 이후 유사한 실험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엇갈리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그룹 내 손익 비중이 7~8% 수준인 자본시장·글로벌 사업부문을 2020년까지 14~20% 비중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 담겼다. 또 조용병 지주 회장이 취임한 뒤 그룹 경영에 실질적 지배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기업투자금융 등 자본시장 부문은 지아이비(GIB·그룹&글로벌 IB)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사업부문장은 부사장급으로 5개사 임원을 겸직하며 전체 자본시장 사업을 책임진다. 이동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이 사업부문장으로 내정됐다. 사업부문 소속 직원들은 계열사가 달라도 같은 장소에서 근무한다.
글로벌 영역에서도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해 지주와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의 임원을 한 사람이 겸직하는 체제를 도입한다. 글로벌 사업부문장에는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이 내정됐다.
이동환 GIB(그룹&글로벌 자본시장) 사업부문장 내정자
디지털 사업부문에선 조직을 통합 운영하는 매트릭스 체제까지는 아니지만 향후 각 계열사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를 신설하고 협의회를 만들어 핀테크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증권 협업을 뛰어넘어 5개 계열사의 사업부문을 통합 운영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하는 것은 금융지주 중에서 처음”이라며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도전이 필요하다는 조용병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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