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오랜만에 ‘마이너스 행진’에서 탈출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1∼3월 기업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기업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해 4분기에 0.8%로 반등에 성공했고 올 1분기에 크게 뛴 것이다.
특히 제조업과 대기업의 성적이 좋았다. 1분기 제조업 매출액은 9.3% 늘면서 2014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도 5.9%로 지난해 4분기(2.4%)보다 크게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0.7%에서 수직상승해 8.1%에 달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6.7%로 지난해 4분기(1.2%)보다 좋아졌지만 대기업에 미치지는 못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과 수출 호조 영향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업종 매출이 무려 47.1% 증가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이 6.0%, 서비스업이 7.7% 증가율을 나타냈다. 건설업 매출 증가율은 올 들어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0%로 지난해 4분기(5.2%)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기업들이 물건 1000원어치를 팔아 70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8.5%로 비제조업(4.9%)보다 훨씬 좋았고, 대기업(7.2%)이 중소기업(6.2%)에 비해 높았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함께 개선된 것은 기업 경영 활동이 선순환 구조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특히 성장동력의 원천인 제조업 관련 지표가 개선된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외국인 투자에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종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기업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지난 3월 말 90.3%로 지난해 말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대기업(86.2%)과 중소기업(113.1%)의 차이는 여전히 컸다. 한은은 이번 분석을 위해 외부감사 대상 법인 3062곳을 표본조사했고, 이들 기업 중 82.9%가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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