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세 물건. 연합뉴스
정아무개(44)씨는 지난 2015년 아파트 전세계약을 한 뒤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보장보험에 가입하느라 집주인과 갈등을 겪었다. 집주인의 개인정보처리 사전 동의를 받아야 상품에 가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전세값이 집값보다 더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4억원이 넘는 전세값이 집값과 4천만~5천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집주인이 ‘다음번에 재계약을 해주지 않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내 난감했다. 보험 가입에 집주인 동의가 필수 요건이라 세입자가 깡통전세에 대비할 권리를 제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정씨처럼 집주인과 갈등을 빚지 않고 전세금보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관보 게재 등을 거쳐 20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금보장보험은 세입자(임차인)가 가입하는 상품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 또는 종료 후 30일이 지났거나, 임대차 기간 중 해당 주택이 경매, 공매 후 배당을 했는데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전액 보상해준다. 서민들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전재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상품이다.
이 상품은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가입할 수 있다. 그동안 HUG의 전세금보장보험은 집주인의 사전 동의 없이 가입은 가능했지만, 대상이 수도권은 전세보증금 5억원 이하, 수도권 외부 지역은 4억원 이하인 데다, 보증금 반환 채권양도계약이 필수적이라서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돼 있었다.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보장보험은 보험가입대상에 제한이 없고, 채권양도계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국 72곳의 서울보증보험 영업지점과 가맹대리점으로 등록된 전국 65곳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올해 말까지 35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험요율은 아파트는 0.192%, 기타주택은 0.218%다. 전세금이 3억원, 계약 기간이 2년인 경우 보험료는 50만∼60만원 가량 된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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