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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대기업 재무 평가때 ‘사드 리스크’도 반영

등록 2017-05-11 17:04수정 2017-05-11 19:09

금감원, 주채무계열 36개사 선정
지배구조 리스크 등도 살피도록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이 빚을 많이 진 기업집단의 재무 상태를 평가할 때 중국의 사드 보복과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1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1조4514억원 이상인 36개 대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채권은행이 올해 이들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리스크를 반영해 엄정하게 평가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수치상 실적이 좋아 자칫 잠재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서 재무제표만으로 평가하는 건 한계가 있다. 지배구조의 변화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영향 등 비재무적 요소도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드 리스크는 국외 계열사에 대한 본사의 지급보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은행에도 큰 부담이 된다.

주채무계열은 빚이 많은 기업집단의 재무 상태를 평가·관리하기 위해 지정하는데, 전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해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의 0.075% 이상을 차지하면 대상이 된다.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많은 재벌 대기업이 주채무계열에 포함된다. 주채무계열 1∼5위 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차, 에스케이, 엘지, 현대중공업이다. 은행의 재무구조 평가에서 일정 점수를 넘기지 못하면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은 뒤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는 성우하이텍이 주채무계열로 새로 지정됐고,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현대, 한솔, 태영 등 4곳은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은 법정관리로, 현대그룹은 구조조정으로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면서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한솔과 태영은 은행권에서 빌린 돈을 갚아 신용공여액이 줄어들면서 빠졌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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