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과 보증 등 1조9500억원 물려
금융당국 시중은행 담당자들 불러 고통분담 요구
3조원 안팎 추가지원 결정 앞서 막판 줄다리기
출자전환, 채무삭감, 추가보증 등 ‘밀당’
금융당국 시중은행 담당자들 불러 고통분담 요구
3조원 안팎 추가지원 결정 앞서 막판 줄다리기
출자전환, 채무삭감, 추가보증 등 ‘밀당’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국책은행의 추가 지원 결정을 앞두고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이 손실분담을 놓고서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수주부진 등으로 돈줄이 마른 상태에서 다음달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17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감원이 최근 수차례 대우조선에 대출과 보증 형태로 채권을 보유한 시중은행 담당자들을 불러 고통분담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시중은행 대여섯 곳과 손실분담을 논의한 건 사실이다”라며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등 모든 채권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대출을 출자로 전환하거나 일정 부분 채무를 삭감하는 등 손실분담의 방식과 액수를 두고 금융당국과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3일께 대우조선에 대한 3조원 안팎의 추가 지원 규모와 방식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민간 은행의 손실분담 방식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손실분담액을 놓고서 시중은행과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대신증권이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조9470억원에 이른다. 일반 대출이 7080억원, 선수금환급보증(RG) 9340억원, 수출입금융이 3040억원 정도다. 은행별로는 케이이비(KEB)하나금융이 7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케이비(KB)금융이 6470억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와 우리은행이 각각 2500억과 2000억원 수준이다. 기업은행도 수출입금융 관련 여신 780억원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케이디비(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4조2000억원 한도에서 대우조선을 지원했지만, 시중은행은 그동안 한발 뒤로 빠져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3조원 안팎 규모에서 대우조선에 추가 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모든 채권자의 고통분담을 내세우고 있어서 시중은행들 또한 채권자로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원 방식은 기존 대출의 일부를 출자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한 대우조선이 선박을 신규 수주할 경우 선수금환급보증을 서주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대출과 수출신용장, 선수금환급보증 등 채권의 종류에 따른 손실분담과 지원 방식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저마다 처지가 다르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놓은 우리은행은 손실분담에 비교적 부담이 적지만, 상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은 다른 시중은행들은 올해 실적에 부담이 크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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